-집 떠나면 개고생한다??? (가평 촉대봉)
* 2009.06.14 / 집다리골 매표소(09:10)-촉대봉(11:16)-1157봉-집다리골 휴양림 주차장,지암산장(15:00)
가평 촉대봉(1170m)은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소재 응봉(1,436.3m)에서 남쪽으로 촉대봉(1,170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오늘 산행 들머리는 집다리골 휴양림 매표소에서 시작한다.아파트를 출발한 버스가 가평을 향하여 질주해 가자 찌뿌둥한 하늘에서 갑자기 굵은 빗방울을 내리친다.오늘 일기예보엔 오후쯤 5mm 정도의 비 예보가 있어서 비옷 준비도 생략한 체 산행에 나섰는데 걱정이다.휴게소에서 일회용 비옷을 준비해서 한 시름을 놓았다.그러나 버스가 춘천-가평 경계를 지날 때 쯤 하늘은 맑아진다.
들머리 집다리골에는 먼 옛날 계곡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살던 총각과 처녀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볏짚을 엮어서 다리를 놓고 사랑을 이루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 후로 이 골짜기를 '짚다리'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짚다리가 지금의 집다리로 바뀌어 불려온다.그리고 이곳엔 집다리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집다리골에는 정글을 방불케 하는 수림으로 뒤덮인 전인미답 계곡이 즐비하다.
들머리 표고가 300여 m일지라도 촉대봉의 표고가 1170m인지라 정상까지 두시간을 오른다.운무와 수림때문에 조망은 전혀 없고 축축한 날씨 탓에 비지땀만 온 몸을 적신다.정상에서 옹기종기 모여 때 이른 도시락을 먹고 하산길을 내린다.그런데 '아뿔사' 그저 무심으로 선두를 좇아 가다가 길을 잘 못 들은 것을 30여 분 지나서야 알았다.1157봉까지 가서 능선길을 치고 내려갈 요량으로 일행은 길을 계속 진행했다.길 흔적이 희미한 능선길을 내리면서 고행은 시작되었다.이곳은 거의 등산인 발길이 전무한 약초꾼 정도가 다니는 계곡이다. 워낙 사람들 발길이 뜸해 길이 중간 중간에 흔적을 감춘다.정글이 길을 막고 푹푹 빠지는 낙엽 쌓인 계곡은 미끄러워 두 시간 정도를 헤맸다.오랫만에 알바를 한 셈이다.임도를 만나서고야 한 숨 돌린다.집다리골로 내리는 지능선을 타고 얼마를 내려서 드디어 휴양림에 닿는다.예정보다 한 시간 반을 지나서야 지암산장에 도착하여 막걸리 한 사발로 뒤풀이를 하고 귀경한다.누군가가 우스개 소리를 했다."집 떠나면 개고생한다".그러나 정글탐험한 오늘 산행 추억은 오래 기억될 듯 싶다.
오디 따 먹는 아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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