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빗 속을 뚫고 (진천 만뢰산)
*2009.07.12 / 보탑사(09:05)-만뢰산-쥐눈이고개-생태공원(11:25)
장 폴 사르트르는 말한다."인생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없다"고.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먹고 사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그리고 다양한 삶의 욕구들은 어떻게 해소하는지?모두가 우문이지만 삶의 방편들은 쉽지 않다.남의 탓 할 필요 없다 모두가 내 탓이다.지구촌 사람들과 무한경쟁속에 지냈던 젊은 날,그것이 오직 나의 삶의 유일한 경쟁인 줄 알았다.그러나 지나놓고 보니 자신과의 싸움,자신과의 경쟁이 진정한 경쟁임을 늦게서야 깨닫는다.나이가,세월이 생각을 키우나보다.
장대 빗 속에 오감을 열어놓고 눅눅한 숲 향을 마신다.강풍이 물푸레나무와 졸참나무 숲을 사정없이 할퀴고 지나갈 때도,운무가 산허리를 돌아 계곡으로 빨려 들어가며 시야를 가릴 때도 나는 그저 무덤덤하게 산 속 길을 걷고 있다.비옷을 입었지만 이미 속옷까지 빗물에 젖어 축축하지만 마음만은 두둥실 운무를 따라간다.길 위에 천지,자연,삼라만상이 폭우를 맞고 있다.강풍까지 견디며 그들은 인고하고 있다.인고의 세월이 지나면 쨍하고 햇볕이 쪼이는 이치를 알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온 길 비 맞는 음택 옆에서 '생거진천'이란 팻말이 묘하게 함께 서 있다.그 팻말에서 죽음을 함께 보았다.요즘 읽고 있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죽음과 죽어감>이란 책 내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보탑사 경내 뜨락 소나무 아래에서 비 맞는 줄도 모른 채 선정에 드신 '사유반가상'
(조회장님 촬영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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