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화양구곡을 품은 산 (낙영-도명산)
일기예보 탓에 된바람(북쪽에서 부는 바람) 걱정하며 길 떠나던 날, 하늘마저 잔뜩 흐리다. 두꺼운 옷 껴입고 동장군과 한 판 할려고 준비했으나 들머리 공림사에 도착하자 마파람(남에서 부는 바람)만 분다. 화양구곡을 품은 천혜의 산,낙영,도명산은 젊잖게 우리를 맞는다. 샛바람(동에서 부는 바람),하늬바람(서쪽에서 부는 바람) 모두 시집 보내고 계곡은 온통 낙엽 천지다.
도명(道明)이라 했던가. 마애삼존불이 밝은 도(道)를 설(說)하시며 중생을 바라보신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산회상에서 부동으로 좌정하시고 1200여명의 불자들이 법문을 기다리는데 아무 말씀없이 꽃 한 송이를 들어 올리신다. 아무도 그 의미를 알지 못하는데 마하가섭만이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여기 삼존마애불이 가섭존자가 석가여래의 물음에 빙그레 화답하는 모습과 닮았을 것이라고 상상하며 보리수 아래 선정에 드신 석가모니 부처님을 그려본다.
조선조 중기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은퇴후 칩거하신 곳, 중국 무이구곡을 빗대 화양구곡이라 명명하셨다지. 구곡(九曲)이라 함은 꼬불꼬불 구부러진 아홉굽이 선경(仙景)을 이름하는가. 아니면 구절양장(九折羊腸) 길을 이름하는가. 화양동천(華陽洞天)이라 하여 아름다운 우리 산천의 절경을 말함인가. 천혜의 절경 화양구곡의 옥수(玉水)는 왜 이렇게도 맑은지 !!!
낙영산(落影山,684m)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에 있으며, 해발 684m로 암곡미(岩谷美)가 뛰어난 산이다.신라 진평왕때 중국 당고조가 세수를 하기 위하여 세숫물을 받아 들여다보니 아름다운 산의 모습이 비친지라 이상하게 여겨 신하를 불러 그림을 그리게 한 후 이산을 찾도록 했으나 나라 안에서는 찾지 못하였는데 어느 날 동자승이 나타나 이산은 동방 신라국에 있다고 알려줘 신라에까지 사신을 보내 찾아 보았으나 신라에서도 찾지 못해 걱정하던 중 한 도승이 나타나 이산의 위치를 알려주니 그 산을 찾아 산의 이름을 낙영산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전해진다.
도명산(道明山,643m)
충북 괴산군에 있는 청천면 화양리에 있으며, 높이는 해발 643m로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천혜의 계곡 화양동을 안고 있는 명산이다. 낙영산에서 북쪽으로 갈라진 산줄기가 화양천에 그 맥을 가라앉히기 전 바위로 불끈 일으켜 세운 산으로 이름처럼 삼체불 부근에서 도를 닦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지성을 드리고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
▲ 화양구곡 개념도
화양구곡(華陽九曲)
화양동 계곡은 절경이다.옛부터 우리 선조들은 아름답게 구부러진 길을 일러 구곡이라 칭했다.깨끗한 반석 위에 명경지수가 흐르고 우뚝 솟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수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이는 한 폭의 진경산수화다.특히 경치가 아름다운 아홉 군데를 일컬어 화양구곡이라 칭한다.1곡 경천벽부터, 운영담, 읍궁암, 금사담,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 학소대, 구곡 파천으로 명소가 이루어져 있고, 능운대 위 산책로의 겨울 설경은 운치가 그만이다. 계곡길이는 4.5km다.
경천대에 있는 송우암선생의 '화양동문' 글씨
제1곡 경천벽(擎天壁)은 화양 제1곡으로 기암이 가파르게 솟아 있어 그 형세가 마치 하늘을 떠받치듯 하고 있어 경천벽이라 한다.경천벽 아래 경천벽이란 각자가 있고 그 옆으로 화양동문이 란 글이 바위절벽에 새겨져 있다.
제2곡 운영담(雲影潭)은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하여 운영담 이라 이름했다. 소 위에 자리잡고 있는 바위절벽 밑에 '雲影潭'이란 글자가 있다.
제3곡 읍궁암(泣躬巖)은 운영담 바로 인접 가까운 곳에 자리한 희고 둥굴넓적한 바위가 있으니 조선 중기때 우암 송시열 선생께서 효종 임금님의 승하 하심을 크게 슬퍼하여 하루도 쉬지 않고 새벽이면 이 바위에서 한양의 궁궐을 향하여 무릎을 끓고 통곡했다하여 읍궁암이라 했다한다. 9곡 중 유일하게 글자가 새겨지지 않았다.
제4곡 금사담(金沙潭)은 맑고 깨끗한 물과 금싸라기 같은 모래가 널리 펼쳐져 있어 금사담이라 하며 금사담 위로 아름다운 암서재가 자리잡고 있다.
우암선생이 기거하던 암서재
암서재<岩捿齎>-화양구곡중 제일 중심에 있는 금사담위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서재로 오른편으로 서재 오르는 바위 절벽에 명태조의 어필이라는 "충효절의" 글귀가 있고 그 옆으로는 우암 송시열의 글씨로 "蒼梧雲斷武夷山空" 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첨성대의 원경첨성대의 원경
제5곡 첨성대(瞻星臺)은 도명산 입구에 큰 바위가 첩첩이 겹치어 장관을 이루며 높이가 100m에 이르는 층암이 얽혀 대를 이루었으니 경치도 좋을 뿐더러 우뚝 치솟은 높이가 수 십미터이고 대 아래 "非禮不動"이란 의종의 어필이 새겨져 있으니 이름 하여 첨성대라 했다. 또한 평평한 큰 바위가 첩첩이 겹치어 있고 그 위에서 성진을 관측할 수 있다하여 첨성대라 한다. 능운대 못 미쳐 조망대에서 첨성대 쪽을 바라보면 비례부동이란 각자와 그 옆으로 첨성대 글자가 첨성대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첨성대 밑에는 "만절필동"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제6곡 능운대(凌雲臺)는 큰 바위가 시냇가에 우뚝 솟아 그 높이가 구름을 찌를 듯 하여 능운대라고 한다. 우측으로 돌아 능운대 위로 올라가면 평편한 곳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와룡암의 모습
제7곡 와룡암(臥龍巖)은 첨성대에서 동남쪽으로 1km 지나면 이 바위가 있다. 용이 시내변에 옆으로 뻗혀있어 전체 생김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하고 그 길이가 열 길이나 되어 와룡암이다.
학소대의 원경
제8곡 학소대(鶴巢臺)는 와룡암 동쪽으로 조금 지나면 학소대이다. 바위산 위에 낙낙장송이 오랜 성상의 옛일을 간직한 채 여기저기 서 있는데 옛날에는 청학이 이곳에 집을 짓고 새끼를 쳤다 하여 이름을 학소대라 하였다. 학소대 밑 부분에 각자가 있다.
파천의 모습
제9곡 파천(波川)은 계곡 전체에 흰 바위가 티 없이 넓게 펼쳐져 있으며 그 위로 흐르는 물결이 마치 용의 비늘을 꿰어 놓은 것 처럼 보여 파천이라 부르며 신선들이 이 곳에서 술잔을 나누었다는 전설이 있기도 하다.
'숲 속의 단상(斷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전을 붙이는 자와 떼는 자 (대구 팔공산) (0) | 2010.01.11 |
---|---|
-한강기맥 1차 산행 (양평 청계산) (0) | 2010.01.04 |
-그윽한 솔향 맡으며 (제천 백곡산) (0) | 2009.12.06 |
-올겨울 첫 환상의 눈꽃산행 (하남 검단산) (0) | 2009.12.05 |
-행복이란 무엇인가? (가평 곡달산) (0) | 2009.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