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가 어디메뇨? (경주남산 금오봉)
* 2010.05.09 / 서남산주차장(10:45)-금오봉(12:10)-사자봉-금오정-포석정(14:10)
(출처:부산일보)
신라천년의 세월이 고스란이 남아 있는 곳, 경주는 그 옛 이름이 '서라벌'이다. 서라벌은 태양이 제일 먼저 빛추는 성스러운 땅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경주남산에 올라 신라천년을 떠 올리는 재미는 자못 신선하다. 경주남산은 비록 작은 산이지만 그가 품은 기세는 담대하다. 불국토를 보고 싶은가? 경주남산에 올라가면 타임머신을 타고 신라를 여행할 수 있다.
1년반 만에 다시 찾은 경주남산은 오늘도 천년의 역사를 숨긴 채 솔바람을 불어 재낀다. 고위봉 두리능선길 타는 맛은 없지만 삼릉계곡길은 불교 노천박물관이다. 노송사이를 비집고 내려쬐는 햇볕이 따갑지만 계곡 이곳저곳을 찾아 신라불상을 친견하는 일은 재밌다. 불국토의 이상세계를 세우려던 신라인의 숨결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들은 이 작은 산에 13기의 왕릉과 4개소의 산성지 그리고 147개소의 절터를 짖고 118개의 불상을 조각하고 96개의 석탑을 세웠다. 태평성대의 세월이 아니면 과연 이루어졌을까?
몇차례 찾는 경주남산이지만 갈 때마다 감흥이 다르다. 오늘은 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와서 시간적 구애를 받지만 경주남산은 느긋하게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답사해야 더욱 역사의 뒤안길을 걸을 수 있다. 상선암을 뒤로 하고 오름길을 조금 오르면 그곳엔 배리들판의 풍요를 바라보는 '마애석가여래 대불좌상'을 만난다. 한 눈에 보아도 범상치않다. 위엄과 인자스런 모습에 불자가 아니더라도 경외심이 느껴진다. 세월이 비켜가고 갖은 풍우가 몰아쳐대도 온화한 이 모습으로 천년을 이곳에서 중생을 바라보셨을 것이다.
현재 경주인구의 세배 쯤 되는 인구가 당시 서라벌에 살았다는 추정기록이 있다. 그들은 불국토의 이상세계를 그리며 숯으로 밥을 지어 먹으며 인생을 노래했으리라. 그러나 역사는 돌고돈다. 신라 말기 경애왕이 신라왕실의 별궁으로 왕들의 연회장소로 쓰이던 포석정에서 후백제 견훤의 습격을 받아 최후를 마친다.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있는 곳, 나정도 경주남산에 있어 결국 경주남산은 신라천년의 시작과 끝이 함께하는 신라역사의 현장이 되고 말았다. 그윽한 남산의 솔향이 천년의 역사향기를 품은 채 타임머신을 타고 상상의 나래를 편다.
삼릉계곡 초입에 울창한 소나무 숲이 솔향을 품어댄다
그곳엔 아달라왕(8대),신덕왕(53대),경명왕(54대) 세분의 왕릉으로 추정되는 삼릉이 자리하고 있다
삼릉계곡 목없는 석불좌상
삼릉골 마애선각육존불상
삼릉골 석불좌상
상선암
상선암 마애석가여래불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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