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룡의 등잔을 타다 승천할 뻔 (강진 해남 덕룡산)
첫날 / 2010.05.21 / 덕룡-주작산
/ 소석문(09:00)-동봉-서봉-안부-수양마을(15:00)...택시로 소석문 이동(@6,000)...차 회수후 대흥사 일지암(3시간)...동일온천장 투숙
어제부터 공식적인 6.2지방선거운동 시작일인 모양이다. 하루종일 확성기를 틀어대며 자기를 선택해 달라고 떠들어대는 소음이 그치질 않는다. 바보스런 선거운동이다. 누가 소음공해를 야기한 후보를 찍겠는가? 소음공해를 피해 2박3일 일정으로 남도를 향하는 기분은 산뜻하다.'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사시사를 흥얼대며 남으로 달리는 찻 속은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2박3일 일정으로 황금연휴를 맞이하여 새벽 4시에 집을 출발한다. 아내와 함께 달리는 서해안 고속도로는 새벽바람마저 달콤하다.
동트는 새벽을 달리며 '나는 어떤 사람일까?'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시대를 역행하며 세상을 수수 방관하는자는 아닐까? 아니 차라리 본류보다는 아웃사이더를 자칭하길 더 좋아한다. 특히 현실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자원봉사 같은 일에 관심은 많지만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그럼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렇다고 재물과 명예에 욕심을 두는 스타일도 아니다. '있는 그대로'를 즐기며 본질에 충실하고자 하나,그 역시 만족스러운 경지는 아니다. 좀 더 내 삶을 스스로 들여다 보니 나는 구속을 싫어하고 내 멋대로 사는 인생이다.남에게 큰 폐를 끼치지 않는 것만으로 다행으로 여긴다. 또한 생각해보니 성격상 청.탁을 가리는 편이다.사람들은 이런 성격을 두고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치부할 듯 싶다.
남도여행을 떠난다고 며칠 전부터 마음이 들떠 있었다. 이번 여행은 일정계획을 세세하게 세우지 않고 큰 덩치로 하루는 어디,다른 하루는 어디로 행선지만 계획했을 뿐 몇 시에 어딜가고 하는 등 세부일정을 생략했다. 처음으로 불안한 듯도 하지만 자유롭다. 무릇 여행은 목적지도 없이 자유롭게 시간적 구속도 받지않고 즐겨야 제 맛이 난다.
새벽길을 달려 오전 9시에 들머리 소석문에 다달았다. 주작-덕룡능선길은 산행내내 강진만과 어우러진 다도해 풍광이 장관이다. 덕룡산은 높이에 비해 산세는 1.000m급 산에 견줄 만하다. 칼끝 혹은 창끝처럼 솟구친 험한 암봉이 아마 20여개는 족히 되나보다. 말잔등 같기도하고 공룡등뼈 같기도 한 이 능선길을 사진기행으로 시작해 보자.
...사진으로 보는 덕룡-주작의 등뼈를 밟으며
도암초등학교 샛길로 소석문에 이르면 이곳이 산행들머리
정자가 서 있고 소형차 5_6대 주차가능
신발끈을 동여매며
산행준비를 하고
서석문을 들어서서 10여 분 오름길을 오르다가 뒤돌아보니
선등자의 차량 한 대와 내 차가 땡볕에 달랑 주차되어 있고
산행 내내 오소재로 부터 소석문으로 종주하는 목포 산다는 산님 한 분만 조우했다
서서이 달구어지는 암릉길 오름이
처음에는 좋았으나
칼날같은 바위가 산행 내내 도처에 널려 있고
오늘따라 용띠 여자는 나이를 잊고
30도 땡볕에 지치고
식수는 1.8L가 서서이 동이나고
머리와 다리에 쥐가 나고
땀은 말 가옷 쏟아내다 보니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산길에서 처음으로 겪는 고통에 가다쉬다를 반복하다 결국 아내에게 선두를 내줬다
뿐만아니라 아내의 암릉릿지도 내 도움없이 독립적으로 바뀌었다
드디어 선두와 후미가 바뀌고
이곳에서 식수가 동이 나고
방울토마토 한 팩도 세 알 밖에 남지 않아
결국 주작산을 포기하고 수양마을로 하산키로 결정
수양마을에 도착하여
도암택시 (011-9666-1797, 윤ㅇㅇ기사)를 콜하여 들머리로 돌아와 차량회수후
대흥사로 가서 구림리 십리 숲길을 걷고 일지암을 돌아보다
...덕룡산을 내려와 대흥사 일지암을 둘러보러
남도여행 첫날은 덕룡산과
두륜산 대흥사 일지암을 둘러보고
숙소에 들어 개구리소리 합창을 들으며 잠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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