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잔치국수 먹을 때마다 왜...(하남 검단산)

천지현황1 2010. 7. 26. 16:50

-잔치국수 먹을 때마다 왜...(하남 검단산)

 * 2010.07.25 / 애니메이션 학교(09:10)-호국사옆 샛길-검단산-서봉-바깥창모루(12:30)

 

    삼복더위,폭염,찜통더위에 오락가락하는게 장맛비만은 아니다. 내 인생길도 오락가락한다. 오락가락 하는 것은 카오스(chaos)다.혼돈을 내포한다.자연인으로 돌아와 자유롭게 살면 오락가락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역시 인생은 오락가락하는 건가 보다.혼란스럽다.엄격한 규율이 싫어 구속에서 벗어나면 만사가 형통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만사형통은 가끔 고독을 양산한다.타인과 이권다툼하기가 싫고 쓸데없는 일에 휩쓸리기가 싫다.24시간을 내 스스로 재단하고 내 것으로 삼는다.틈만 나면 책을 붙들지만 요즘은 많이 게을러졌다.소통을 사회생활의 성공 키워드로 치부하지만,소통이 능사는 아니다.때론 자기성찰과 침묵이 소통보다 상위개념일 때가 많다.자기성찰없는 소통은 허울좋은 립서비스다. 특히 위정자들이 말하는 소통은 위선을 가장한 변죽울리기다.

 

 지난 주말에 손주 윤ㅇ이와 놀아보니 꽤 재미있다.세상이 궁금한지 이것 저것 호기심이 많다.안아주면 목을 빼고 사물을 관찰한다.가끔 눈을 맞추면 웃음으로 화답한다.그러다가 배가 고프면 밥 달라고 칭얼댄다.눈을 감고 우는 시늉하는 모습이 귀엽다.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울 수 있다니,그것이 바로 밥 달라는 윤슬이의 의사표현 아닌가.

 

 

 

 

 

 

 

 

 

 

 

 

 

 

 이틀이 멀다하고 늦은 오후 석양무렵 검단산에 홀로 입산하는 일이 잦아졌다.평일 오후라서 인지 산객이 뜸했다.무심으로 오르는 길엔 굵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가끔 산 능선에서 맞는 한강바람이 얼굴을 스쳐간다.하지만 삼복더위는 피 할 수 없다.피 할 수 없다면 더위를 차라리 즐기자. 오늘은 일요일이라 산 들머리부터 시끌벅적하다.샛길을 막아놓고 입산통제를 하는 구간이 많다.아내에게 조용한 산길을 안내한다.편백나무 숲 오름길은 가끔 올라봤지만 바같 창모루로 내리는 길은 처음으로 걸었다.그곳은 역시 한적한 숲 속길로 마음에 쏙 드는 아름다운 숲 길이다. 숲 길을 내려 팔당대교 옆 소나무집에서 잔치국수에 막걸리 한 잔으로 허기를 달랜다.옛날 어머니가 해 주시던 국수맛은 만날 수가 없다.국수를 먹을 때마다 어머님 생각이 간절하다.그러나 그 맛은 이제 세상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