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단상(斷想)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지' (남양주 예봉산)

천지현황1 2010. 8. 8. 19:04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지'  (남양주 예봉산)

 

* 2010.08.08 / 집(08:30)-팔당대교-팔당역-팔당2리 예봉산입구-예봉산-율리봉-예빈산(직녀봉)-견우봉-예봉산장(14:40)...

....................167번,88번버스타고 귀가

 

오늘은 말복이다.삼복더위중 마지막 용틀임을 한다.어제 오후에 손주 윤ㅇ이를 저희 친가로 떠나보냈다.8박9일동안 딸아이 내외가 지리산 둘레길걷기 등 휴가로 우리 내외가 집에서 손주와 피서를 즐겼다.

생후 6개월20일 된 손주와 옹알이 소통을 하며 지낸 시간이 빠르게 훌쩍 지나갔다.딸 아들 키울 때하고 손주 키우는 맛하고는 많이 다르다.어찌나 재롱이 귀엽고 예쁜지 만사를 제끼고 함께 놀았다.

 

 

 

 

 

 

 

 

 아파트 발코니에서 바라보면 좌-예봉, 우-검단이 항상 인사를 한다.검단산 들머리까지는 집에서 도보로 12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예봉산보다는 검단산을 자주 찾는다.그러나 오늘은 예봉산을 들러 견우봉-직녀봉까지 종주하고 싶다.그래서 팔당대교를 건너 팔당역을 지난다.팔당역을 지나 200여m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팔당2리 마을회관이 나온다.예봉산 들머리다.여기까지 도보로 땡볕을 벗하며 50여분이나 걸었다.들머리를 들어서자 시원한 계곡물과 소나무 숲이 길손을 반긴다.예봉산 남서릉코스를 타는 셈이다.팔당1리 코스로는 가끔 하산했지만 팔당2리 코스로는 초행길이다.능선에 달라붙자 햇볕은 가리지만 바람이 낮잠중이다.쏟는 땀방울이 삼복더위를 말해준다.

 

                                                      왼쪽 높은 봉우리가 예봉산이고,우측 높이가 같은 두 봉우리가 직녀-견우봉이다

 

 오랫만에 하는 산행인지라 아내는 힘들어한다.가다쉬다를 반복한다.한 달 후쯤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예정되어 있어 빡세게 산행 훈련을 해야 할 듯 싶다.워낙 더운 날씨라 무리하지는 말자고 독백하고 아내 걸음에 보조를 맞춘다.집에서 정상까지 두시간 반이 걸렸다.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좋다.조안리방향의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수하며 반갑다고 살을 섞는다.남서쪽의 팔당대교는 한강물이 되어 덕소를 굽이 돌아 서울을 강 남북으로 가른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검단산의 앞태가 편안하다.나는 검단산의 앞 면은 하남방향에서 바라보는 쪽이 아니고 예봉산에서 바라보는 쪽이라고 여긴다.돌도 앞 뒤가 있듯이 산도 앞 얼굴이 있다.

 

 사방을 조망하다가 율리봉 방향으로 산길을 내린다.조용한 숲 속 자리에서 들머리에서 산 옥수수로 하모니카를 불고 자리를 뜬다.금주말이면 칠월칠석이다.그 날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이다.예봉산에서 율리봉을 지나 팔당으로 그 맥을 가라 앉히기 전에 두 봉우리를 만들었다. 그 봉우리 두개가 직녀봉과 견우봉으로 그 높이 또한 590m로 키가 같다.율리봉에서 해발고도를 200여m쯤 낮추었다가 다시 100여m를 치고 오르면 직녀봉을 만난다.직녀봉은 예빈산이라고도 부른다. 직녀봉에서 한달음을 질러대면 곧 견우봉에 닿는다.견우봉에서 천주교 공원묘지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버리고 서쪽방향으로 길을 내린다. 1.5km쯤 내려서면 예봉산장 날머리를 만난다.오랫만에 집을 나선지 여섯시간쯤 산길을 걸었다.이열치열이라고 더위 좆는 방법으론 여름산행길도 꽤 괜찮은 피서법이다. 아내얼굴을 쳐다보니 붉게 탔다.아마 내 얼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팔당대교 / 하남시 아파트촌

 

 

 잘 생긴 검단산 앞 태

 

 

 

 

 정상에서 바라 본 와부, 강동대교

 

 

 

 

 두물머리 / 북한강과 남한강 합수점

 

 

 율리봉 /

 밤나무가 많아 율리라고 명명했다는데 밤나무는 보이지 않고, 아마 다산 정약용 선생 형제들이 동리 아이들과 함께 어릴 적에 다 땄나?

 

 

 

 

 

 

 

 

 

 

 

 

 

'아이고,다리야' 아내 노릇하기  힘들다 (견우봉에서)

 

'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지' - 그는 젊잖게 말 했지만 그 말 속엔 인고의 세월이 함께한 흔적이 배어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