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랑에 있는 뿔노싸리산 (Gunung Pulosari) / 160103
새해를 맞이했으나 덤덤하다.꼬맹이들은 수영장으로,우린 집에서 책을 보며 빈둥댄다.어제는 딸아이 부부와 조카가 일주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먼저 귀국했다.꼬맹이들은 저희 부모들과의 이별도 바이 바이로 끝난다.여기에서의 생활에 푹 빠진 듯 하다.꼬모할머니,할아버지와 그동안 격조했던 생활에서 재롱을 부리며 뜻을 다 받아주니 이곳이 곧 꼬맹이들에겐 천국이리라.
오늘은 새해 첫 휴일이다.매제와 Mr.Adie와 함꼐 세랑에 있는 산을 찾는다.세랑엔 까낭(2,800 여m)이라는 산이 있는데 바로 옆에 화산이 있다고 귀뜸한다.오늘 산행지는 화산으로 결정했다.날은 청명했다.하늘은 높다.땅그랑에서 세랑으로 가는 고속도로 한 편엔 신발,봉제,금형공장 등의 한국공단이 형성되어 있었다.Cj사료공장도 보인다.임금이 싸기때문에 아직은 경쟁력이 있다고 한다.논에는 일모자를 쓰고 줄지어 모내기를 하고 있다.우리나라 7~80년대를 연상시킨다.
고속도로길에 여러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왠 사람인지 궁금했다.Mr.Adie가 설명하길,버스 정류장이 아닌데도 고속도로상에 몇 사람이 모여 있으면 버스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세운단다.물론 불법이다.순찰차에 걸리면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고 한다.이곳 인도네시아에선 화장실 사용이 거의 유료다.2,000R/P로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200원이 안된다.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선 유료화장실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이곳 사람들은 일을 보고 왼손으로 바가지로 물을 떠서 비데를 한다.그래서 음식은 오른 손으로 먹는가 보다.
시골길을 달려 두 시간 반만에 산 아래 들머리에 도착했다.오는 길에 주유소에 들렀다.그러나 재고가 바닥나 휘발유를 넣을 수 없었다.차 유량계를 보니 100km는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왜 연료가 있는데도 휘발유를 넣을려고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돌아온다.이곳에서는 자카르타도 만찬가지지만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바닥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그래서 차에 기름이 있는데도 비상 상태를 대비해서 미리 연료통을 채운다는 대답이다.들머리 주차장엔 오토바이로 꽉 찼다.인도네시아는 우리와는 달리 젊은이들이 산행을 많이 한다.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은 눈을 씻고 찾기도 쉽지 않다.주로 학생들이 야영을 하며 산행을 하기도 하고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그룹으로 산행을 하고 있었다.우리나라하고는 많이 다른 산행문화였다.
들머리 입구에서 파인애플나무와 코코아나무를 만났다.이름 모를 예쁜 야생화가 고개를 내민다.갑자기 맑던 하늘이 구름이 끼기 시작한다.한 시간 쯤 지나니 갑자기 폭우로 돌변한다.우린 산 속에서 주인 없는 빈 간이매점에서 한 시간동안 비를 긋기 위해 쉬어야만 했다.폭포를 지나 화산까지 오르는 길에 마주치는 젊은이들과 인사 나누기에 바쁘다.찌르본에 있는 포스코에서 근무한다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을 만난다.반갑다고 파이팅을 외치며 함께 사진을 찍는다.쉼터에서 또 한무리의 대학생들이 사진을 함께 찍자고 하여 우린 모텔이 된다.
이윽고 유황냄새가 펄펄 나는 산정에 도착한다.펄펄 끓는 물에 바나나를 삶는다.삶은 바나나맛은 삶은 고구마맛을 조금 냈다.허기진 배는 도시락으로 채운다.여기저기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전 날 올라 야영한 젊은이들은 텐트를 걷는다.지표면이 따뜻하여 숙면을 취했으리라.땅그랑으로 돌아가는 길은 도로가 막혀 네 시간이나 걸린다.그래도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논갈이하는 농부와 소 / 우리나라 옛 시골풍경을 연상케 한다.소의 색갈이 검으튀튀했다
파인애플나무
코코아나무
우리나라 '봉선화'를 닮았다
우리나라 '서양등골나물'을 닮았다
함박이
커피나무
찌르본에 있는 포스코 직원들이 단합대회 산행을 하고 내려오다가 우리를 보자 꼬레아 화이팅! 하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그들은 얼굴에 화산재로 팩을 하고 있어 외계인 같다.
화산 근처 쉼터에서 대학생들도 우리와 기념촬영을 함께 한다.
드디어 화산에 도착 / 정상은 이곳에서 한 시간 정도 더 올라야 한다
냄비를 준비해 와 바나나를 삶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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