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33일

남미여행기 /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첫 날 (15)

천지현황1 2018. 2. 9. 08:48

남미여행기 /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첫 날  (15)


* 2018.01.15


간밤에 아내의 핀잔을 뒤로 하고 파타고니아 에일 맥주와 와인을 즐기다가 나도 모르게 과음을 하고 말았습니다.침대에 쓰러졌다가 갈증이 나서 깨어보니 새벽입니다.참으로 한심한 짓을 했군요.꾹 참고 과음을 하지 않는데 간밤엔 이성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신이 내린 음식은 절대 과음을 하면 안되는 줄을 철이 든 지천명의 나이에서야 알게 되었지요.아직도 진정한 술꾼은 아니구나 하고 나를 돌아봅니다.


새벽부터 주섬주섬 가방을 정리하고 그동안 밀린 일기를 쓰니 동이 틉니다.오늘은 안데스 산맥을 종단하여 아르헨티나 바릴로체로 들어가는 날입니다.까마 자리가 셋 밖에 없어 선착순으로 배정한다는 투어리더 말에 잽싸게 손을 들어 두 자리를 얻었습니다.그 동안 장거리는 야간에 이동했는데 오늘은 주간에 이동합니다.버스에 타고 보니 2층버스 구조가 달랐습니다.이 버스는 1층이 까마이고 2층이 일반좌석입니다.주간에 이동하니 조망은 2층이 훨씬 나을 것 같아 처음엔 후회를 했지요.괜히 웃돈 주고 조망을 잃어버렸다고요.그런데 구불구불한 산길을 가며 까마가 1층에 배치한 이유를 알았습니다.고산지역이라 2층은 산 길 굽이굽이를 돌며 승객들이 차멀미를 했다고 하더군요.우린 1층이라 조망은 2층보다 못하지만 차 흔들림이 적어 멀미를 하지 않았지요.









바릴로체,남미의 스위스라나


사람들은 바릴로체를 남미의 스위스라고 부릅니다.해발 764m에 나우엘 우아피 호수가 잔잔한 물결을 선사하며 휴양도시답게 아름답습니다.오후 시간에 그랜드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바로 시내 거리를 배회합니다.파타고니아 박물관이 있는 메인도로는 차가 왕래하지 않고 인파로 북적댑니다.초콜렛 가게와 아이스크림 가게에도 만원입니다.이곳 초콜렛과 아이스크림이 맛 있다네요.하여 우리도 두 가게를 순회하며 맛을 봅니다.수제 초코렛 맛이 기가 막힙니다.입에 넣자마자 풍미와 함께 사르르 녹는 촉감이 좋습니다.아이스크림 역시 원하는 향을 찾아 수 십 가지의 종류 중에서 고릅니다.역시 맛있습니다.붉은 태양이 뉘엇뉘엇 수평선 아래로 떨어 질 때 쯤 호숫가 산책에 나섭니다.소박한 시골 맛 나는 성당도 만납니다.


아르헨티나는 목축업이 발달하여 소고기가 쌉니다.저녁식사는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유명하다는 '알베르토'라는 상호를 가진 음식점 앞에 줄을 섰습니다.등심 1인분이 300g으로 우리 돈 10,000원 밖에 안됩니다.샐러드 야채 한 접시도 10,000원입니다.고기 값과 야채 값이 같습니다.우리나라 한우 등심과는 달리 비육우인지 기름기가 좀 끼어 있습니다.아내때문에 미디엄래어로 시키려다 미디움으로 시킵니다.살짝 익혔는데도 질깁니다.싼 맛으로 먹지 자주 먹고 싶지는 않군요.


호텔로 돌아왔다가 다시 밤거리를 배회합니다.거리에서 탱고춤사위가 벌어집니다.남녀노소가 짝을 이뤄 춤실력을 선보입니다.예닐곱살 정도로 보이는 꼬마가 엄마와 짝을 이뤄 갖가지 탱고춤을 소화해냅니다.춤 신동입니다.관객은 빙 둘러서서 박수를 칩니다.자정이 가까운 시간까지 춤판은 이어집니다.아내는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스텝을 따라밟습니다.내가 춤만 출 수 있다면 짝을 이뤄 한 판 흔들고 싶은 생각이 꿀떡 같았으나 몸치는 그리하지 못해 마냥 서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