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코람 실크로드 30일

쿤자랍 패스(Kunjarab Pass/해발;4,800m) 넘어 중국 탸슈쿠르칸으로 ... (11)

천지현황1 2018. 8. 31. 15:36

쿤자랍 패스(Kunjarab Pass/해발;4,800m) 넘어 중국 탸슈쿠르칸으로 ... (11)


국경의 아침은 고요하다.상쾌하기도 하다.간밤에 발동기가 자주 꺼져 정전이 여러 번 됐다.알찍 잠자리에 든 탓에 아침 일찍 발동기 소리에 잠이 깼다.와이파이가 되지않아 세상과 불통이다.우린 여행하는 동안 와이파이와의 신경전이 치열하다.길잡이가 단체카톡방을 만들어 여행지 정보를 공지하기 때문에 그 정보를 접하기 위해선 필사적으로 카톡방을 드나들어야 한다.이곳 소스트와 중국 타슈쿠르칸 등지에서는 아예 와이파이 수신을 포기해야 할 듯 하다.중국 타슈쿠르칸이나 카슈카르도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미리 VPN앱을 미리 다운로드해 둔다.



쿤자랍 패스(Kunjarab Pass/해발;4,800m)를 지나


오늘은 그 유명한 '쿤자랍 패스'를 넘는 날이다.파키스탄 최북단을 통해 중국 국경으로 들어가는 길이다.그곳 최고 해발이 4,934m나 된다.고산증이 일어날 만 하여 아내는 미리 고산증을 대비해 약을 먹어 두었다.소스트에서 국경까지는 90km,쿤자랍패스를 넘어 다시 중국 탸슈쿠르칸까지 또 200km를 가야  해서 점심거리를 미리 준비해야 했다.우린 한국에서 사온 죽 서너개를 보물단지 모시듯 아껴왔던 터라 따로 점심거리 준비를 하지 않는다.


1982년 완공된 쿤자랍패스는 4,693m로 카라코람 하이웨이의 가장 높은 지점으로 파키스탄과 중국의 국경지역이다'피의 계곡'이라는 와키(Wakhi)말에서 유래되었다.옛날 산적들이 이 고개를 넘는 구법승이나 대상들을 약탈하고 죽여 계곡에는 피가 넘쳐흘렀다해서 붙인 이름이다.겨울철엔 눈이 많이 내리는 쿤자랍 패스때문에 카라코람 하이웨이는 보통 1년 중 5월1일부터 10월15일까지 6개월만 문이 열린다.중국 보더쪽 이미그레이션의 검사가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 있다.몇 시간씩 지체하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난다.가방검사도 심할 뿐 아니라 휴대폰 사진 검사를 하기도 한다.음란한 사진이 있어도 시비를 걸고 몇 시간씩 잡아두기도 한단다.나도 단체카톡방에 올라 온 요상한 사진 한 장 때문에 즉석에서 카톡방을 탈회하기도 했다.내 휴대폰도 검색당했다.다른 동행인은 트렁크를  탈탈 털어가며 검색하기도 한다.보더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중국 이미그레이션에 도착하여 두 시간 동안 대기하다가 손가락 지문 세번을 찍고 통관하여 타슈쿠르칸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길잡이 말에 의하면 저지난번엔 6시간 걸려 국경을 통과했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국경을 지나니 산천의 모습이 달랐다.중국의 산천이 파키스탄의 산천보다 조금 유순해 보인다.국경에서 타슈쿠르칸 호텔까지는 200km로 오랜 시간 버스를 타야만 했다.타슈쿠르칸도 해발 3,300m에 위치한 도시라 숨쉬기가 쉽지는 않다.트래픽호텔에 짐을 부리고 호텔 근처 중국집에서 신장의 대표 음식격인 '라그만'(양고가를 잘개 썰어 넣은 짬봉 같은 음식)에 고량주 한 잔을 반주로 늦은 저녁식사를 한다.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히자 깊은 잠에 곯아 떨어진다.


* 쿤자랍 패스를 넘을 때 사진을 함부로 찍다가 시비를 당한다기에 아예 찍지를 않아 국경 사진이 한 장도 없다.무서운 인상을 한 국경수비대의 얼굴만 쳐다봐도 시비가 걸릴까봐 새색시처럼 다소곳한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두 시간만에 통과되었나???ㅎ ㅎ ㅎ,소도 웃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