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함께 한 호연지기의 산과 여행

소백산 비로봉 230909

천지현황1 2023. 9. 10. 09:43

소백산 비로봉  230909

 

* 집 출발(06:00)...어의곡탐방소(08:30/아침식사후/09:00 산행시작)-비로봉(12:15)-어의곡탐방소(15:40) ... 10.4 km

 

소백산 입산을 위해 새벽은 바쁘다.할매는 아침 도시락을 싸느라고 바쁘고 난 유부초밥 만드는데 보조 노릇하느라고 바쁘다.손주들과 약속한 소백산 산행일자를 오늘로 잡았다.아직은 더운 날씨라 걱정은 된다.동서울 톨게이트에 접어들자 새벽시간인데도 길이 지체된다.아마 추석을 앞두고 성묘 벌초 차량이 한꺼번에 몰린 탓일 게다.

 

손주들이 소백의 땡볕을 피하기 위해 들머리로 어의곡탐방소를 택했다.탐방소 주차장엔 이미 주차된 차들이 만원이라 길가에 차를 댔다.냇가에서 아침식사를 한다.탐방소 초입부터 숲 속 길이 이어지는 것은 좋지만 등로 초입의 돌밭길은 아이들에겐 무척 사나운 길이다.10여분 오르니 산악회 버스에서 내린 산행객들과 함께 어우러져 산을 오른다.산객들과 어울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자주 만난다.만날 때마다  손주들에게 힘찬 격려를 해주니 아이들도 힘이 나는지 열심히 산을 오른다.

 

계류에서 '돌돌돌' 돌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한 시간쯤 지났을까.돌밭이 끝나고서야 한 숨을 돌린다.만나는 산객마다 이구동성으로 "야,너희들 멋지다.대단하다."칭찬과 격려가 쏟아지며 몇 살인지 묻는다."여섯 살이에요."한 무리의 청년들도,신혼부부 한 쌍도 지나가며 "우리도 나중에 애기 낳으면 함께 산행해야지." 그런 말을 해대며 오늘따라 격려가 많다.격려덕분에 아이들은 더욱 신났는지 열심히 오른다.세 시간 넘겨 정상에 올랐지만 앉아 쉬지 않고 서서 2~3분 짧게 쉬게 한다.오늘따라 더운지 계속 물을 마셔댔다.그래도 물걱정은 없다.내 배낭은 물병들로 가득하다.아마 3리터쯤 되는 물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지만 손주들 먹일 생각을 하니 배낭 무게 6리터는 그리 무겁지 않은 느낌이다.

 

산 정상 아래엔 화원이 펼쳐졌다.구절초,둥근이질풀,용담,삽주,마타리,투구꽃 등 눈을 호강시킨다.손주들에게 꽃 학습시간이 이어진다.내려올 때 반복학습을 한 탓에 한 넘은 오늘 본 꽃들의 이름을 거의 다 기억한다.다른 한 넘은 반 정도 기억한다.쌍둥이들이지만 각각 재능이 다르다.한 넘은 기억력이 비상한 반면,다른 한 넘은 상상력과 말솜씨가 비상하다.

 

정상에 서자 인증샷 찍는 줄이 섰다.차례를 기다려 기념사진을 찍고 한 참을 머문다.한 무리의 구름이 산허리를 넘나든다.운무 쇼를 즐기다가 바로 하산길로 접어든다.정상부근 화원에서 꽃 이름 복습시간을 갖는다.아이들이 산행하며 자연과 친해지고 호연지기의 산행을 즐기는 습관을 길들여지길 바라지만 외손들의 경우를 보니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1년마다 설악공룡을 세번이나 탔음에도 불구하고 고학년이 되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함께하느라고 산행이 멀어지는 것 같다.그래도 어릴 적 할배 할매와 많은 산을 다녀 건강도 챙기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산다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열심히 산행을 함께하려 한다.하지만 우리의 체력이 언제까지 허용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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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와 둥근이질풀

 

도라지모싯대

 

산오이풀

 

삽주

 

수리취

 

마타리

 

미역취

 

용담

 

투구꽃

 

투구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