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바람따라

정선 정암사

천지현황1 2005. 7. 26. 12:04
 

정선 정암사                 


짧은 여름휴가를 간다.나 홀로 여행이다.강원도 내륙지방 여행으로 잡고 가리왕산 산자락에서 일박을 한다. 가리왕산은 태백산맥의 주 봉 역할을 하는 산으로 해발 1,561m의 명산이다. 등산화 등 준비 소홀로 다음을 기약하며 차를 정선 정암사로 몰았다. 여행이 우리 인간에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주는 선물은 일상생활에서 벗어나는 일탈의 즐거움이다.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보는 기쁨, 그리고 맛있는 향토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기쁨 등 또한 여행이 주는 선물이다.그  중에서도 특히 여행은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세상 사람들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정암사는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태백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조그만 사찰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중 하나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을 적멸보궁이라 하는데, 신라의 승려 자장 율사가 당나라로부터 돌아올 때 가져온 부처님의 사리와 정골을 나누어 봉안한 5대 적멸보궁이 있다. 5대 적멸보궁은 양산 통도사, 오대산 중대,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그리고 영월 사자산 법흥사의 적멸보궁이 그것이다.


정암사로 들어서니 일주문이 옆으로 비켜서서 나그네를 맞는다. 오른 쪽엔 적멸보궁이 위치하고 있고, 신도들의 참배가 이어지고 있다. 적멸보궁 앞에서 건물 처마를 바라보니 산 중턱에 수마노탑이 서 있다. 그곳까지 돌계단을 걸어 올라가니 땀이 등줄기를 쪼르르 타고 내린다.무더운 날씨다.바람 한 점 없다.수마노탑에서 멀리 산세를 살핀다.내 모습이 마치 풍수지리가가 된 듯 하다.좌청룡, 우백호도 아닌 산세다.변산 내소사처럼 한 눈에 보아도 명당자리도 아닌 듯한데, 부처님 진신사리를 이곳에 모셔 많은 참배객을 부른다.


절 마당에 있는 약수 한 잔에 흐르는 땀을 씻고, 나그네는 정선을 돌아 단양, 충주를 거쳐 늦은 상경 길을 재촉한다.전날 점심에 먹은 정선역 동광식당의 “메밀 콧등치기 국수”맛을 아내에게 자랑하고파 차를 급히 몰았다.간간이 백미러에 부딪히는 빗방울이 아롱져 눈을 피로하게 만든다.그래도 여행길은 즐겁다.    (200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