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달 방랑기 2 31

머체왓숲길 220812

머체왓숲길은 지인의 추천으로 탐방목록 일정에 올려 놓고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었다.어제는 숙소에서 푹 쉬었다.2주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걷기를 계속했기에 휴식이 필요했다.오늘은 한라산 남동쪽 자락에 위치한 서중천을 끼고 돌밭을 이룬 머체왓숲을 찾았다.머체왓숲길은 세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1코스는 6.7km의 머체왓숲길,2코스는 6.0km의 소롱콧길,3코스는 3.0km의 서중천코스로 구성되어 있다.우리는 1,2코스 10km를 이어 걸었다.3시간이 꼬박 걸렸다.1코스는 돌밭이 있어 걷기가 힘들고 2코스는 흙길로 걷기에 좋은 길이었다. 숲길을 걷다가 아이들이 키드득거렸다."정숙'이란 팻말에 '말 임신중 조용히 지나가세요'라는 팻말이 두 곳이나 설치되어 있다.나도 웃음이 빵 터졌다.만약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마라도 220810

자장면 시키신 분? 아이들에게 마라도가 우리나라 국토의 최남단의 섬이라 답사시키려고 계획을 세우고 오늘 답사한다.요즘 며칠간 서울 등 중부지방에 쏟았던 폭우가 오늘은 충청지방을 할퀸다.이곳 제주는 땡볕이 작렬(35.7도)하여 야외활동하며 숨쉬기가 쉽지않다.마라도 가는 첫 유람선(09:20 출항)을 타고 30여분 걸려 도착한다.갑판에서 즐기는 서귀포의 하늘과 바다는 환상적이다.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져 명화를 만들어낸다.가파도와 마라도는 조각배처럼 바다 위에 떠 있다.물보라가 멎더니 마라도다.섬 한바퀴를 돌고 바로 자장면집으로 직행한다.8년 전엔 자장면집이 두세 집이라 기억하는데 그동안 몇 군데 음식점이 더 생겼다.손주들이 해물짬봉을 게 눈 감추듯 맛있게 먹는다.11:30분 귀항하는 유람선을 타고 송악산 선착..

한라산 영실코스 220808

* 220808 / 영실탐방안내소(06:05)-윗세오름-남벽분기점(08:10-08:40)-영실탐방안내소(11:15) ... 11.6 km 천변만화로다! 새벽 숙소를 나설 때는 하늘은 캄캄했지만 비 예보는 없었다.25분만에 영실탐방소 주차장에 도착 할 즈음 세찬 비가 차 유리창을 두드렸다.새벽 드라이브한 셈 치고 차를 숙소로 돌릴까 말까 망서리는 중에 거짖말처럼 비가 멎었다.'오! 한라산 오백나한이시여,감사합니다.'운무는 산허리를 넘나들었다.오백장군은 운무에 숨고 기암은 살짝 몸체를 드러냈다가 숨긴다.선작지왓에 닿자 윗세오름은 금방이다.윗세오름대피소 쉼터에서 아침식탁을 차린다.해우소엔 슈베르트의 교황곡 제8번 곡이 흐른다.아이들은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근심을 털어낸다. 운무는 백록담 남벽을 가두고 보여주..

서귀포 치유의 숲 220807

서귀포 치유의 숲은 한국관광공사 안심여행 캠페인 우수관광지로 뽑혀 요즘 핫플레이스다.오늘은 일요일이라 늦잠 즐기는 아이들을 깨우지 않았는데도 일찍 기상한다.치유의 숲 탐방(10:00)을 미리 예약해 놓고 느긋하게 눈치만 보고 있다가 아침식탁에서 공개했다."우리,이 왕에 쉴거면 숲에 가서 쉬자.숙소에서 20분 거리에 힐링숲이 있단다".아이들은 뜨악해 했다.그렇게 숲 탐방은 오늘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 치유의 숲은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다.11개의 미로 같은 숲길이 거미줄처럼 서로 엮이어 울창한 숲길을 이어간다.총 18 km의 숲길이 노고록 무장애나눔길,엄부랑치유숲길 등 여러 이름을 달고 미로를 만들어낸다.산림휴양해설사와 동행하는 프로그램도 있고,산림치유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우리는 자율탐방 프로그램을 ..

용머리해안 220806

삼방산 아래 용머리해안은 아무 때나 탐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어제 큰 넘의 태클로 오늘은 휴식모드로 쉬고 있는데 혹시나해서 용머리해안 탐방안내소에 전화를 걸어보았다.지난 일주일동안 계속 통화를 해 본 결과 풍랑때문에 입장이 계속 안되다가 오늘 드디어 열렸다.휴식모드를 접고 바로 달려간다.삼방산이 우뚝하다.실은 산이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용암이 굳어 이루어진 거대한 암석덩어리다. 용머리해안은 수천만년동안 켜켜이 쌓인 사암이 자연의 풍화작용과 파도가 어울려 만든 신의 걸작품이다.아이들과 탐방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탐방후 입구에 전시된 하멜표류상선 내부를 관람하며 당시 하멜의 행적을 들여다 본다.그의 기록이 없었다면 당시의 상황이나 역사기록이 존재하지 않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다시한번 기록의 역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거문오름,만장굴)와 비자림 220805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주차장으로 차를 몰았다.첫 회,9시 프로그램을 예약했기에 아침부터 서둘렀다.그런데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다.큰 넘이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아직은 내 청력이 좋다.듣지 말아야 할 소리를 들었다.폭풍처럼 몰아치는 우리의 생활방식에 반기를 들었다.아침 잠에 취한 아이들을 깨워 새벽같이 한라산을 오르지,늦게 액티비티를 하는 날엔 아침식사 전 영어 흘려듣기를 하지,홈스쿨링 사감노릇에 한 눈 팔 수도 없지,오락 많이 하지 말라고 감시하지,매일 산으로 숲으로 강행군하지,아이들이 숨이 막힐만 하기도 하다.하지만 어쩌랴.한 달 계획은 이미 세운 터,맘 속으로 조금 조정을 하기로 타협했다.'이 넘들아,이 ..

한라산 백록담 - 관음사코스 220804

*220804 / 관음사탐방소(06:00)-삼각봉-백록담-삼각봉 관음사탐방소(14:50) ... 17.4 km 폭우 뒤 청명한 날씨는 기분이 좋다.하늘에 뭉게구름이 피어 오른다.동트는 새벽에 관음사탐방소 가는길은 몽환적이다.하늘이 열리고 아름다운 구름은 수채화를 그린다.새벽같이 왔으나 탐방소주차장은 반 이상 채워졌다.서둘러 준비하고 숲길에 든다.일주일 전 산행 때와는 달리 바람도 살랑댄다.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 간다.산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우리도 그들 무리 속에 끼여 묵언하며 걷는다. 개미등을 지나고 삼각봉까지 단숨에 올랐다.하늘이 너무 맑아 백록담은 운무에 가려있지 않고 몸체를 드러낼 것이다.지난주에도 백록담을 봤는데 오늘도 완전히 몸체를 드러냈다.게다가 지난 밤에 내린 빗물이 많이 고여 아직 ..

중문색달해변 220803

용머리해안을 탐방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안내소에 전화를 걸어보니 풍랑이 세서 입장불가란다.오전엔 손주들과 책을 읽다가 점심식사후 집을 나선다.땡볕에 올레8코스중 일부를 걷다가 더위때문에 결국 트레킹을 포기한다.숲 속도 아니고 땡볕에 걷는 것이 쉽지 않다.중문색달해변에서 바다에 풍덩 빠져 파도놀이나 할까.해수욕장 파라솔밑엔 피서객으로 만원이다.우린 멀리 떨어진 해변에서 멍때리고 아이들은 파도놀이에 여념이 없다.수평선 위엔 적란운이 뭉게뭉게 피어 오른다. 피서는 역시 수영장이 최고다.중문수영장으로 내뺀다.아이들도 좋다고 한다.작은 넘은 제주살이 한 달동안 접영을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웠다.제법 두 팔로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접영 흉내를 낸다.큰 넘은 물개다.접영만 빼고 세가지 영법에 제법 익숙하..

이중섭미술관 220802

서귀포에서 천재화가,이중섭을 만났다.근대 서양화가의 거목으로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어 우리와 친근하다.어제 서귀포권 관광시 들릴려다 시간에 쫓겨 다음으로 미뤘다.내가 금년부터 그림 공부를 시작하고부터 관심이 컸고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어 다시 들린다. 한국전쟁으로 그는 이 섬으로 피난 왔다. 서귀포의 언덕배기 작은 집에서 생활하며 그림을 그리는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중섭,그는 누구인가. 그는 1916년 평남 평원군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으로 그림공부를 하러 떠난 유학파다.그의 부인(마사코,한국명:이순덕)은 그 때 사귄 일본인이다.서귀포에 그의 미술관이 건립되어 있어 제주인인가 하지만,그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서귀포로 피난와 단 1년을 살았다.그 때 그는 서귀포 언덕배기에 있는 집(현재 ..

서귀포권/외돌개,천지연폭포,새섬,정방폭포 220801

태풍5호,'송다'와 6호,'트라세'의 영향으로 제주엔 이틀간 900mm의 비를 뿌렸다.물폭탄이다.오늘도 오전엔 숙소에서 아이들은 홈스쿨링하고 우리는 사감노릇을 한다.간혹 책을 읽기도 하지만 창 밖을 살피느라 독서삼매경은 어림도 없다.아내는 주방에서 요리에 바쁘다.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를 만든다.매콤하고 달달하다. 오후에 잠시 하늘이 열리자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 서귀포권 관광에 나섰다.비가 많이 내려 폭포가 우렁찬 모습일 것 같아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를 찾는다.새연교와 새섬 둘레길 한바퀴도 돈다.올레6코스중 핵심코스인 외돌개를 중심으로 좌우 올레길을 걸었다."이나무가 먼나무래요?"길을 걷다가 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예쁜 나무를 보고 아내에게 물었다.빙그시 웃으며 묻는 스토리를 아는 아내는 "아~이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