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코람 실크로드 30일

토르갓 패스를 넘어 키르키스탄으로 / 180806 ... (14)

천지현황1 2018. 9. 3. 14:28

토르갓 패스를 넘어 키르키스탄으로 / 180806  ... (14)



다시 또 중국 국경을 넘는 날이다.끔직하다.생각만해도 중국 국경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행태가 짜증난다.호텔에서 중국 국경까진 170 km정도다.오늘의  숙소인 키르키스탄 타쉬라밧 유르트 까지는 280km 거리다.버스로 이동하는 거리는 만만치 않다.차창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산야를 바라본다.보는 즐거움은 크다.잠은 호텔에서 숙면하고 낮엔 눈을 크게 뜨고 이국적인 풍광을 즐긴다.



토루갓 패스(Torugart Pass; 해발 3,752m) 는 톈산산맥에 있는 키르키즈스탄의 나린 지역과 중국의 신장 지역 사이의 국경길이다.러시아와 중국은 1881년에 토루갓 패스를 신설하였다.1906년에 카스까지 연장되었으며,1952년 토르갓 패스는 신장과 키르키즈스탄을 연결하는 주요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한다.


길잡이로 부터 이 토르갓 패스를 넘을 때 주의사항 몇 가지를 당부받았다.사진 찍지 말고 웃지 말고 떠들지 말며 버스를 이탈해 돌아다니지 말 것 등 하찮은 것이지만 자유를 속박당하는 것 같아 언짢았다.체크,체크 또 체크.국경이 가까워지자 가면서 몇 군데에서 체크를 했다.아마 다섯 번인가 검색당한 것 같다.달궈진 버스 속에서 준비해 간 점심을 들며 한 시간 반동안 대기를 해야 하기도 했다.검문 검색을 하며 무슨 벼슬이라도 한 듯 거만하게 행동하며 권세를 부린다.이젠 중국여행을 재고해 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못난 친구들'.중국은 아직 멀었다.그들의 국가전략인 '일대일로'는 한갓 웃음거리로 보인다.'못난 친구들'이 아니라 '못난 놈들'이란 말이 목울대까지 올라왔다.




드디어 키르키스탄 땅을 밟다


말로만 듣던 키르키스탄 땅이다.국경을 넘을 때마다 산야가 달랐다.유순한 듯 하면서도 매혹적으로 산야가 펼쳐졌다.산 구릉은 완만 미끈하고 정선의 그림,'인왕산도'를 닮았다.간혹 비포장길도 있었지만 풍광이 아름다워 불편하지 않았다.텐산산맥이 지나가며 널은 초원지대를 만들어냈다.타쉬라밧 카라반사라이까지 가는 길도 꽤 멀었으나 산천 경개를 구경하며 가니 금방 도착한다.








 토르갓 패스를 넘자 완만한 구릉이 시야에 들어온다






곧 이어 초원이 펼쳐지고












카라반사라이를 들려


먼저 카라반사라이를 둘러본다.대상들이 실크로드 길을 걸으며 숙소로 사용하던 곳이다.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었다.언덕에 올라 석양을 등지고 앉아 그 옛날을 회상해 본다.이 첩첩 산중길을 낙타 등에 짐을 싣고 대상들은 터벅터벅 하염없이 걸어 문화와 문명을 서로 교류했을 것이다.캐라반사라이 내부를 들여다 봤다.기막힌 설계다.햇살이 창을 통해 방을 밝히고 그들은 피곤한 몸을 눕혔으리라.



























권 ㅇ 문 샘이 촬영해 보내준 사진 / '감사합니다'








유르트 뒷산에 올라





유르트에서 하룻밤을 자려했으나


카라반사라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유르트가 오늘의 숙소다.해발 3,500M의 숙소,유르트는 추울 것이다.우린 유르트 대신 라디에타가 부착된 건물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유르트 체험을 하고 싶었지만 그곳에서 자기에는 너무 추울 것 같아 고민을 하다가 벽돌집 숙소에서 몸을 녹이기로 했다.짐을 들여놓고 곧 바로 뒷 산을 올랐다.에델바이스(산솜다리)가 지천으로 피어있다.야생화가 우릴 반기고 산야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고도 300M쯤 더 올라왔으니 이곳 해발은 3,800M쯤 될 것이다.고산증은 느끼지 않았다.멀리 카라반사라이도 보이고 특히 석양에 반사되는 앞 산의 마루금도 그림처럼 이어진다. 


산을 내려와 저녁식사 시간을 맞이한다.유르트의 저녁식사는 어떨까 하고 많이 기대했다.유목민의 후예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살까.순간 기대가 와그르 무너진다.식탁에 놓인 빵과 '라그만'과 비슷한 짬봉 국물을 빼고는 다 시장에서 사온 기성식품이다.놓을 게 없어서인지 식탁에 비스켓과 사탕까지 올려져 있다.도착 전 전화로 어린 양 한마리(130불)를 잡아 바베큐로 주문했는데 우리가 주문한 양 고기는 식후 한 시간 후에 찜으로 나왔다.입맛이 있을리가 있겠는가.서너점 먹고 자리를 떴다.유르트 밖을 나오니 공기가 차다.하늘에 별이 총총,북두칠성이 똥바가지 모양을 그리며 바로 머리 위에 떴다.키르키스탄에서의 첫 밤이 별 빛 속에 스러져 갔다.   



















▲ ▼  이 ㅇ 인 샘이 촬영해 보내 준 사진 / "고마워요" (노래하는 아줌씨) ...멀리서 망원렌즈로 잡았나보다